부모님을 모시고 식당에 갔다가, 계산대 앞에서 아버지가 뒤에 서 계신 걸 본 적 있으신가요.
카드를 내미는 사람은 자식입니다. 아버지는 신발장 앞에 서서 기다리십니다. 한 손에 모자를 들고 계십니다. 계산이 끝날 때까지 그 자리에 서 계십니다.
몇 해 전만 해도 그 자리에 서 있던 사람은 아버지였습니다.
그때는 만나기로 한 주가 되면 전화가 먼저 왔습니다. 어디로 가자고 이미 정해두고 거신 전화였습니다. 거기 갈비탕이 괜찮다더라, 골목으로 들어가면 뒤에 주차할 데가 있다더라.
식당에 도착하면 앞장서 들어가셨습니다. 자리를 고르시고, 손주를 안쪽에 앉히시고, 물수건을 나눠 주셨습니다. 메뉴판은 보지 않으셨습니다. 여기는 갈비탕이 낫다고 먼저 말씀하셨습니다.
숟가락을 놓으시면 바로 일어나셨습니다. 자식이 지갑을 꺼내면 손을 저으셨습니다. 나오면서 손주 손에 만 원짜리를 쥐여 주셨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자식이 먼저 일어섭니다.
아버지가 잠깐 서 계십니다. 그러고는 다시 앉으십니다. 말리지 않으십니다.
계산하는 동안 물컵을 만지고 계십니다. 밖으로 나와서도 아무 말씀 없으십니다. 그날은 그게 전부입니다.
달라지는 것은 그다음부터입니다.
이제 전화를 거는 사람은 자식입니다. 어디로 갈지 물으면 아무 데나 좋다고 하십니다.
식당에 도착하면 뒤에 서 계십니다. 메뉴판은 아버지가 드십니다. 그리고 오래 보십니다. 뭐 드시겠냐고 물으면 조금 더 보고 말씀하십니다. 그러고는 백반으로 하겠다고 하십니다.
갈비탕 드시라고 하면 오늘은 속이 안 좋다고 하십니다. 다음에 먹자고 하십니다.
한 번은 그냥 지나갑니다. 두 번째에는 입맛이 없으신가 보다 합니다. 세 번째쯤 되어야 매번 같은 메뉴라는 것이 보입니다.
그러다 손주 생일이 옵니다.
고기는 자식이 굽습니다. 아버지는 조용히 앉아 계십니다. 노래를 부르고 촛불을 끄고 나면, 아버지가 주머니에서 봉투를 꺼내십니다.
봉투가 접혀 있습니다. 미리 준비해 오신 것입니다.
그 봉투가 어디서 나왔는지는 아무도 묻지 않습니다.
아버지가 왜 식당에서 말수가 줄어드셨는지는 영상에 담았습니다.
부모님께 여쭤봤을 때 아무 데나 좋다는 대답을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 전체 이야기는 아래 영상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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